- 주님과 함께하는 나의 하루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로마서 10:13)
- 다산, 어른의 하루
군자지덕풍 소인지덕초 초상지풍필언 (君子之德風 小人之德草 草上之風必偃, 논어).
해석: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백성은 풀이다. 바람이 불면 풀은 바람을 따라 눕는다.
- 평카박의 다짐
예수님이라는 바람을 따라 풀과 같이 눕자.
- ChatGPT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누구나” — 한 문장이 여는 구원의 풍경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누구나 구원을 받을 것이다.”(로마서 10:13) 이 짧은 문장은 신앙의 중심을 놀라울 만큼 간결하게 요약한다. 동시에, 한 사람의 삶을 둘러싼 무수한 조건—배경, 실패, 상처, 성취, 평판—을 잠시 멈추게 하며 ‘누구나’라는 단어 앞에 우리를 세운다. 이 문장이 주는 힘은 거창한 논리를 설득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가장 약한 순간에도 붙잡을 수 있는 하나의 손잡이를 내어주는 데 있다.
‘누구나’가 품은 급진적인 포용
우리는 보통 구원을 ‘자격’과 연결해 생각하기 쉽다. 충분히 선해졌을 때, 충분히 정리된 사람이 되었을 때, 또는 충분히 오래 믿었을 때에야 도달하는 어떤 지점처럼 여긴다. 그러나 로마서 10:13의 문장은 문턱을 낮추는 데서 멈추지 않고, 아예 문턱의 기준을 다른 곳으로 옮겨 놓는다. 구원의 출발점은 사람의 성적표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부름이다. 여기서 ‘누구나’는 단순한 위로의 표현이 아니라, 배제의 논리를 끊어내는 선언에 가깝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이름을 부른다’는 행동은 단순히 소리를 내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부른다는 건, 그 존재를 인정하고 관계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위급한 순간에 도움을 청할 때도, 길을 잃고 방향을 찾을 때도 우리는 이름을 부른다. 이 구절이 말하는 부름은 바로 그런 결을 가진다.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정직함, 그리고 나보다 크신 분에게 기대는 용기. 그 부름 안에는 “나를 붙들어 달라”는 의탁과 “당신이 누구신지 믿는다”는 신뢰가 함께 들어 있다.
구원은 ‘도망’이 아니라 ‘되찾음’에 가깝다
‘구원’이라는 단어는 종종 사후의 안전만을 떠올리게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구원은 더 넓은 삶의 회복을 가리킨다. 죄책감에 갇힌 마음이 풀려나고, 두려움이 삶의 중심 자리를 내어주며, 끊어진 관계가 다시 이어질 가능성을 얻는 것. 무엇보다도 “나는 이미 끝났다”라는 내면의 판결이 “아직 길이 있다”라는 새로운 진실로 바뀌는 것이다. 구원은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새롭게 살아낼 힘을 되찾는 사건이다.
부름은 ‘완성된 사람’의 특권이 아니다
이 문장이 특히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완성형 인간을 전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장 혼란스러운 순간, 가장 부끄러운 기억, 가장 무너진 자존감 위에서도 가능한 길을 제시한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는 대개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음을 느낄 때다. 신앙의 부름도 비슷하다. 부름은 강함의 과시가 아니라, 약함의 고백이며, 그 고백이야말로 구원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
한 문장이 만드는 공동체의 방향
“누구나”는 개인에게 주어지는 약속이면서도, 공동체를 향한 도전이기도 하다. 만약 하나님이 ‘누구나’를 부르신다면, 그 부름을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 또한 ‘누구나’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차이를 이유로 멀리하던 습관, 실패한 사람을 쉽게 단정하던 시선, 익숙하지 않은 이야기를 배제하던 태도는 이 한 문장 앞에서 재정렬된다. 구원은 개인의 은혜로 시작하지만, 그 은혜는 결국 사람을 사람에게로 다시 데려간다.
오늘을 붙드는 가장 단순한 희망
살다 보면 마음이 복잡해져 어떤 기도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단어가 막히고, 감정이 엉켜서, 믿음마저 희미해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 로마서 10:13은 “모든 것을 정확히 말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이름을 부르라. 도움을 구하라. 관계를 다시 열라. 그 한 번의 부름이, 길을 잃었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여전히 길이 있음을 증언한다.
문턱을 지나게 하는 것은 ‘성취’가 아니라 ‘부름’
이 구절의 중심에는 계산이 아니라 신뢰가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너무 멀리 왔다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누구나”라는 약속은 멀리와 준비의 기준을 내려놓는다. 구원은 우리의 손에 쥔 증명서가 아니라, 하나님께 향한 손을 뻗는 행위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오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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